입 다물고, 귀를 기울이라 나무그늘 아래 앉아 산마루를 바라보고 있으면,내 속 뜰에서 맑은 수액(樹液)이 흐르고 향기로운 꽃이 피어난다. 혼자서 묵묵히 숲을 내다보고 있을 때내 자신도 한 그루 정정한 나무가 된다.아무 생각 없이 빈 마음으로 자연을 대하고 있으면,그저 넉넉하고 충만할 뿐 결코 무료하지 않다. 이런 시간에 나는 무엇엔가 그지없이 감사드리고 싶어진다.하루 스물네 시간 중에서 잔잔한 이런 여백이 없다면 내 삶은 탄력을 잃고 이내 시들해지고 말 것이다. 자신이 쏟아 놓은 말은 누군가가 가까이서 듣고 있는 줄을 안다면 그렇게 되뇌거나 마구 쏟아놓을 수 있을까?그러나 명심하라.누군가 반드시 듣고 있다는 사실을! 우리가 무심코 하는 말이건 뜻을 담은 말이건 간에듣는 귀가 바로 곁에 있다.그걸 신이라고..